스웨덴 스톡홀름 3일차 5월5일, 어린이날이었다. 서울에서 같으면 아침부터 아이들과 들떠있었겠지만 이 날은 컨퍼런스 본행사 첫날이었다. 글로벌 마케팅 환경의 변화와 뉴미디어 발전에 대한 대응이 발표자들의 주요 테마였다. 재미있기도 하고 때론 지루하기도 했던 컨퍼런스 하루 일정이 끝나고 다시 오후 5시가 되었다. 이 날은 외스테르말름(Ostermalm)지역과 유르고덴섬(Djurgarden) 일대를 돌아볼 예정이었다.
중앙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역은 Karlaplan 역이다. Karlaplan은 방사형으로 뻗은 도로의 중심에 위치한 공원이다. 그 가운데 있는 호수와 분수가 꽤 운치있는 분위기를 자아냈으나 이 날은 날씨가 좀 흐리고 늦은(?)시간이었는지 사람들이 없어서 좀 고요했다.
지도를 따라 유르고덴섬으로 향하려는데 내 현재 위치에서의 방향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어디가 남쪽인지... 아무튼 겨우 방향을 잡고 길을 걸어가는데 그 길이 참 한적하고 조용했다. 한편으론,,, 대다수의 스톡홀름 시민들은 그 시간에 집에서 가족들과 즐겁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방랑객인 나 혼자 밖에서 괜히 고요하네, 한적하네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조금을 걸어가니 역사박물관(Historiska Museet)이 나타났다. 고대 유물을 전시한 곳이라고 들었으나 이 날 시간이 너무 늦어 입장할 수는 없었다.
다시 조금 내려가 교차로를 지나니 고풍스런 성당이 하나 나타났다. 오스카성당(Oscars Kyrka)이었다. 물론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저 멀리 시원한 물 색깔과 함께 교차로가 나타났다. 저 다리를 건너면 북방민족 박물관(Nordiska Museet, '북유럽 박물관'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이 있을 것이었다.
북방민족 박물관은 웅장했다.
황갈색톤의 석조 건물은 전후좌우 어디에서 바라봐도 주면 경관과 함께 멋진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닌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북방민족 박물관의 길 건너편에는 건물이 거의 없고 숲만 보였는데 스칸센 박물관과 동물원이 있는 곳이었다. 물론 관람시간은 끝났다. 스톡홀름은 과연 역사의 도시라 할 만했다. 가는 곳곳에 박물관과 전시관이 있었다. 유구한 역사에 비해 그 흔적이 많이 사라진 우리 민족에 비하면 참 부러운 면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시 하루가 저물었다. 스톡홀름이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 (스톡홀름 중앙역 화장실은 유료라는 점도 낯설지 않게 되었다.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저녁 하늘이 왠지 어린 시절 바라봤던 그 하늘처럼 아름다왔고, 시민들이 함께 쓰는 자전거 대여 시설이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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