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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럽

북유럽 여행기 >> 노르웨이 피요르드(Fjord)

날이 밝자마자 날씨부터 확인했다. (사실 잠에서 깨기 한 참 전부터 날은 밝아 있었다.^^ 워낙 밤이 짧은 계절이니) 다행이다. 비가 안 온다. 부지런히 짐을 챙겨 나와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체크아웃해 베르겐 기차역으로 향했다.

노르웨이의 피요르드는 그 절경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고 투어 코스도 다양하다. 'Norway In A Nutshell'이라는 투어 상품을 서울에서 미리 예약하고 갔는데, 공식홈페이지(www.norwaynutshell.com)에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내가 선택한 코스는 베르겐(Bergen)→보스(Voss)→구드방엔(Gudvangen)→플롬(Flam)→오슬로(Oslo)로 이어지는 편도 코스다. 물론 역방향으로 투어할 수도 있다.

[베르겐→보스]
베르겐에서 기차를 타면 보스까지 약 1시간을 간다. 완행열차를 타는데 창가로 펼쳐지는 풍경이 참 평화롭고 아름답다. 

이 코스에서는 왼쪽 창가에 앉는 것이 좋다. 그리고 또 한가지, 기차 객실 내 위치에 따라 창문과 접하지 않는 좌석도 있는데 기차 시간에 맞추어 역에 도착하면 벽면만 보이는 좌석에 앉아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일찍 도착해서 시원한 창가에 앉으면 가는 내내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 찍기 불편한 자리에 앉은 사람은 출입구 승강대 셔터를 누르기도 한다. 그러나 다음 구간에서 펼쳐지는 장관을 보면 이 코스에서의 경치는 사실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어느 이름 모르는 작은 역에서 창밖으로 마주친 어린 아이의 맑은 눈빛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보스에 도착하자 마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로 이동했다.

[보스→구드방엔]

보스에서 구드방엔까지는 버스로 이동하는데, 험준한 산길을 넘으며 보게되는 광경이 장관이다. 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버스는 정상에서 잠시 멈춰 탄성을 자아내는 여행객들이 눈 아래 경치를 충분히 감상할 시간을 주었다. 구드방엔에 도착해서는 30분 정도의 여유시간이 있었는데 밑에서 바라보는 산세도 대단했다.

캠코더에 담아온 영상이 PC 모니터 작은 화면에서는 어떻게 보일까 궁금하다.




[구드방엔→플롬]

구드방엔 선착장은 고요함과 갈매기 소리만이 있는듯 했다. 선선한 바람도 가슴을 상쾌하게 한다. 선착장을 서서히 떠나는 배에서 나는 피요르드를 만나고 있었다.

구드방엔에서 플롬으로 가는 코스는 노르웨이의 송네 피요르드(Sognefjord) 안쪽 갚숙한 곳을 지난다. 하루 편도 코스로 많이 애용되는 것 같다.

눈앞에 펼쳐지는 절경은 많은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진한 아쉬움을 나는 느꼈고, 멀지 않은 장래에 함께 다시 오고 싶었다.

 
5월초 날씨치고는 매우 쌀쌀한 것이 베르겐에서와는 또 다르다. 산마루에 쌓여있는 눈이 보일 정도이니. 두꺼운 옷과 점퍼를 안 가져왔으면 고생좀 할 뻔했다. 수변에 자리잡은 마을의 집들은 소박하고 깔끔하면서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

플롬에 도착하여 뮈르달행 열차를 타기까지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카페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반은 주변 산책하고 반은 대합실에 앉아 오가는 사람 구경을 했다. 재미있게도 것은 베르겐에서 함께 출발했던 사람들이 계속 이동하면서 어느 정도 얼굴을 익히게 되었다.

[플롬→뮈르달]
기차는 서서히 움직여 산등성이를 오르기 시작했다. 해발 2m의 플롬에서 해발고도 866m의 뮈르달을 향해 질주하는 기차는 시커멓게 생긴 외관과 다르게 내부는 아늑했다. 베르겐에서 함께 출발한 사람들이 역시 많이 보였다.

중간에 기차가 멈춰선 곳이 있었으니 좌측으로 바로 보이는 폭포가 웅장했다. 내려서 사진 한 컷 찍고 올라왔다.


정상으로 올라갈 수록 초록색이 흰색으로 바뀌어갔다. 뮈르달역에 도착하니 함박눈이 내렸다.


[뮈르달→오슬로]

뮈르달역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대만의 한 유학생을 알게 되었고 30여 분을 이야기 하다보니 오슬로행 열차가 도착했다. 여기서 오슬로까지는 직행 고속이며 피요르드 투어는 뮈르달에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눈보라가 더 거세졌는데 고도가 낮아지면서 다시 초록이 눈에 들어왔다.

오슬로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되었다. 이 날 하루는 온 종일 눈과 코와 귀가 즐거웠다. 내일이면 서울행 비행기를 타야 함이 몹시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