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 >> 스웨덴 스톡홀름 / 왕립공원

5월3일 오후 1시 30분 핀란드 반타 공항을 이륙한 핀에어 항공기는 1시간여를 날아 스톡홀름 아를란다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시간 내내 하늘이 맑아 핀란드와 스웨덴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바다를 모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두 나라 모두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녹색 자연이 풍부하게 펼쳐져 있음은 같았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시차가 1시간 있어서 도착하니 다시 1시 30분이 되었다. 스톡홀름 역시 선선한 기온이 여행하기에 제격이었다. 

공항 안내소에서 스톡홀름 지도를 구하고 공항버스 티켓을 샀다.(왕복권 / 199 SEK) 멋있게 생긴 공항버스를 타고 40여분을 달리니 스톡홀름 중앙역에 도착하였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펼쳐진 광경은 시내로 진입할 수록 스웨덴다워졌다. 길가에 들어선 대부분의 빌딩들이 오래된 건축물들이면서도 깨끗하고 또 하나하나 개성이 뚜렷한 점은 우리나라 건물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미적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스톡홀름 역식 정체된 도시는 아니어서 각종 토목건축공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도시 전체가 공사 중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건설 현장이 많다고 느껴지기는 했었다. 

스톡홀름 중앙역에서 Clarion Hotel Sign 까지는 약 10분 도보 거리였다. 스톡홀름에서 머무른 호텔은 ESOMAR의 컨퍼런스 행사가 열리는 곳이기도 했는데, 도시가 가지는 고풍스런 멋과는 달리 모던한 디자인의 최상급 호텔이었다. 사실 유럽 여행하면서 이런 고급 호텔에 묵기란 쉽지 않은 일일텐데 회사 임무 수행을 위한 방문이다보니 이런 좋은 점도 있었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뒤 바로 카메라와 지도를 들고 나섰다. 이 날은 왕립공원 근처를 투어할 계획이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스톡홀름 중앙역 지하철역사에 도착. 그런데 티켓 구매가 순조롭게 되지 않았다. 티켓 자판기의 영문 안내 메시지에 따라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누르고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티켓이 안나온다,,, 10여분간 자판기와 사투를 벌인 끝에 결국 포기하고 안내원에게 물어보았는데, 7일 무제한 이용권을 사면 좋다는 정보를 얻었다. 이 티켓은 개찰구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판매하였다. 아무튼 무제한 이용권을 손에 쥔 나는 그 때부터 마법의 양탄자라도 얻은 느낌이었다. 개찰기에 긁기만 하면 스톡홀름 어디든지 다 갈 수 있었으니,,,

일요일 오후의 스톡홀름 시내는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휴일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다. 서울의 4월 초순 정도 되는 기온에 다양한 꽃들이 만발한 왕립공원은 잠시 집근처 공원에 와있는 느낌을 갖게 했다. 왕립공원을 바라보는 위치에 있는 하얀 카페는 주변의 꽃색과 매우 잘 어울리는 모습이 예뻐 셔터를 누르게 했다. 왕립공원 인근의 야콥성당은 겉에서 바라보는 절제된 느낌의 건축양식과 내부의 화려한 종교미술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성당을 둘러보고 나와 다시 왕립공원을 거쳐 걷는데 공원에서 휴식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았다.

왕립공원에서 조금을 더 걷다 보니 꽤 멋있는 다리와 입구 비슷한 것이 나왔다. 지도를 보고 주변을 보니,,,감라스탄(Gamlastan)이었다. 감라스탄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찬찬히 보려했던 곳인데 길을 잘못들어 와버리고 말았다. 고민 끝에,,, 감라스탄은 며칠 뒤 다시 오기로 하고 세프스홀맨(Skeppsholmen) 섬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감라스탄 입구에는 유명한 만큼 여행객들이 많이 있었다. 국립박물관을 거쳐 다리를 건너가니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졌고 멋들어진 하얀 배도 직접 승선해볼 수 있었다.

스톡홀름과의 첫 만남은 이후로 남은 5일에 대한 기대감을 한 껏 부풀게 하기에 충분했다. 옛날 어릴적 '부루마불' 게임에서 처음 접했던 이름 스톡홀름,,, 그 추억만큼이나 아름다운 도시 한 가운데 서 있다는 사실은 가히 감동이라 할 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