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경리단길은 상춘객으로 가득하다. 경리단길을 가기 위해 지하철 녹사평영 2번 출구로 나오면 스트릿 츄러스를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이곳이 서울의 핫플레이스임을 알게 한다. 경리단길이 이렇게 유명세를 탄 것은 아마도 인터넷과 SNS의 영향이 아닐까 한다. 사실 요즘엔 조금 괜찮은 곳이라고 소문이 나면 너나없이 몰려드니 경리단길이 뜬 것이 이상할 이유가 없다. 경리단길 근처에는 이태원, 남산 공원 등도 있어서 젊은이들의 마실 코스로 꽤 좋은 위치에 있다.
혼자이다 보니 사람들 북적북적 모여 있는 곳을 비집고 들어가 멋들어진 카페를 렌즈에 담아내는 대범함은 발휘하지 못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의 발길과 눈길이 닫지 않는 곳을 편하게 즐기며 걸어갈 뿐. 상공을 가르는 전깃줄이 사진을 찍을 때 매우 거슬릴법도 한데, 경리단길의 전깃줄 다발들은 왠지 이곳을 경리단길 답게 하는 묘한 멋이 있는듯 하다.
경리단길을 소재로 하는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이중생활' 간판.
역시나 뒤엉킨 전선과 전봇대 사이로 보이는 남산타워가 봄빛에 선명하다.
즐거움을 찾아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 동네도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고 정든 고향이다.
녹사평역에서 하얏트호텔까지 이어지는 경리단길의 주말은 차량과 인파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 구입한 고정조리개 렌즈의 위엄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한낱 보잘 것 없는 마른 잎파리도 포커스를 맞춰주니 뭔가 해줄 이야기가 있는 듯 나를 쳐다본다.
비록 화분에 담겨 있을지라도,,, 꽃잎의 분홍색과 잎의 초록색은 지금은 봄이라고 소리치고 있다.
경리단길의 끄트머리에 있는 한 레스토랑도 간판에 '봄'이라고 써놓은 듯한 주말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