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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포토

하늘공원

하늘공원에서 본 일몰과 야경이 아름답다. EOS 40D와 시그마 17-50 고정조리개 줌렌즈로 바꾸니 사진의 품격이 좀 올라간 것 같은 것은 기분탓일까, 아니면 하늘공원의 풍광이 원래 좋기 때문일까.


주말이면 무언가를 찍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이젠 조금씩 생기는 듯 한데, 인물 사진을 찍기 위해 매번 가족들을 데리고 나갈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사진의 백미는 풍경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그 대상을 찾아본다. '아련함', '탁트임' 이런 주제의 화면을 구성하고 싶다. 일몰과 야경 찍기에 좋은 곳을 생각해보니 하늘공원 만한 곳도 없을 듯 싶다. 하늘공원으로 출사 간다.


하늘공원의 저녁 풍경을 렌즈에 담으려면 한 5시 30분 쯤 도착해서 장소를 물색하고 준비하면 될 듯 싶어 시간에 맞추어 출발했다. 강변북로를 씽~ 하고 달려가면 금새 도착할 줄 알았는데, 올림픽대교를 건너자마자 차는 막히기 시작했다. 이러다가는 여유 있는 준비는 커녕 해 다 떨어지고 난 뒤에야 도착할 것이었다. 다행히 6시 무렵 하늘공원 주차장에 도착해 허겁지겁 하늘계단을 오른다.


숨을 헐떡거리며 하늘공원을 오르다 잠시 고개를 돌리니 서서히 붉은 기운이 감도는 한강이 보인다.


하늘공원 풍경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이 꽤 선명하게 보인다. 오늘은 저 안에서 무슨 공연을 하는지 하늘공원에 있는 내내 대형 스피커의 쿵쿵 소리와 관객의 함성이 들린다.


하늘공원 월드켭경기장


하늘공원에는 하늘과 땅이 맞다은 풍경이 풍경이 연출된다. 들판에서 지평선을 보기 위한 최소 거리는 11km이지만 하늘공원에서는 300~400미터 정도면 충분하다. 지금이 가을이라면 억새풀이 함께 장관을 연출할 터였다.


하늘공원


태양을 렌즈에 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노출을 조절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노출 브라케팅을 할 수 밖에 없다.


하늘공원 저녁 노을


무심코 담은 붉은 꽃 너머로 하루를 마감하는 태양이 마지막 빛을 내뿜는다.


하늘공원 꽃


서쪽으로는 바로 앞 가양대교에서 저멀리 행주대교까지 이제 차분히 하루를 마무리 하라고 내게 말한다. 


하늘공원 붉은 노을


동녘의 떠오르는 태양과 서쪽하늘의 저무는 태양은 물리적으로는 같은 질감의 빛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전자가 '설레임'이라면 후자는 분명히 '아련함'이다. 


하늘공원 석양


꽤 높은 상공에 있던 태양은 6시가 지나니 갑자기 땅으로 떨어진다. 일몰은 그래서 찍기 쉽지 않다. 일몰 다운 일몰이 연출되는 시간은 약 10분에 불과하다. 생각해둔 촬영 방법을 이 시간 안에 모두 시도해야 한다. 


하늘공원 노을


태양만 담기에는 화면이 밋밋하여 이름 모를 풀을 사이에 두었다.


하늘공원 일몰


지하로 쑥 들어간 태양과 작별하고 렌즈의 방향을 동쪽으로 돌리니 서울은 이제 야경 뽐낼 준비를 한다. 서울은 외국의 여느 수도 처럼 빼어난 경치를 보여주지 못하지만 적어도 야경 만큼은 그 어느 도시에 뒤지지 않는다는 대다수 사람들의 의견에 동의한다.


하늘공원 야경 촬영


성산대교, 양화대교 그리고 서강대교가 있고 그 뒤로 여의도가 보인다.


하늘공원 성산대교


어둠이 서울을 제압하기 전에 휘황찬란한 불빛이 먼저 검은 기운을 막아선다.


하늘공원 서울야경


슬슬 야경 다운 야경이 만들어진다.


하늘공원 야경


하늘공원 서쪽은 모습이 번화하지 않지만 그래도 볼만한 야경을 연출한다.


가양대교 행주대교 야경


자유로로 향하는 또는 자유로에서 돌아오는 차량의 헤드라이트가 꼬리를 물어 늘어지니 이게 바로 야경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늘공원 자유로


화려한 불빛 가운데 국회의사당 조명이 유독 빛이 난다.


하늘공원 국회의사당 조명


완전한 어둠이 깔리니 이제 갈 시간이구나 하며 발걸음을 집으로 돌린다.


하늘공원 촬영


하늘공원에서 풍경을 만끽한 것 외에는 별로 한 일이 없는 토요일 하루가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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