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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마케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단상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운영하지 않으면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인양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다. 불과 4~5년 전의 일이다. 물론 지금도 사회적인 큰 이슈가 있으면 발빠른 기자가 이슈 당사자들의 미니홈피를 찾아내 갖가지 기사를 만들어낼 정도로 그 영향력이 남아있기는 하다. (인터넷이 보편화 되면서 기사 쓰기 참 쉬워졌다.) 그리고 싸이월드 열기가 많이 식은 요즘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1인 미디어 시장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인간의 자연스러운 행동양식인데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더 주목 받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본다.

1. 소셜(Social)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 없이 많이 듣게 되고 또 이를 반박할 만한 근거는 없는 것 같다. 한편,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이 인류의 전유물만은 아니라는 주장에도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동물의 왕국’류의 방송 프로그램이 자주 사용하는 테마이기도 하다.

사람과 동물의 사회(집단) 구성은 본질적으로 다른가? 아마 최초 발생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느 생명체이든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텐데 그 외부 환경을 공통으로 하는 개체들은 상호 협동함으로써 목적을 보다 용이하게 달성할 수 있다. 사람도 이러한 맥락에서 군집 생활을 하고 사회를 형성해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사회생활과 동물의 집단서식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아마도 ‘발전’과 ‘유지’의 차이가 아닌가 한다. 인간은 구성원간의 교류를 통해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간다. 타인의 지식과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들 줄 알며 이를 보전할 줄 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이가 주변에 더 있다는 사실로부터 안도하며 반대로 내가 타인에게 베풀 수 있다는 사실에 자아의식과 ‘존재감’을 느낀다. 인류의 역사는 상호 교류의 역사이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난 융합과 분열의 역사이다. 그리고 발전해왔다.

2. 네트워크(Network)

‘네트워크’라는 말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나 그 의미의 본질은 같다.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개체를 연결시킨다는 뜻이다. 정보, 교통, 인맥, 유통 등 많은 곳에서 네트워크의 모습이 나타나며 각각의 당사자는 그 효과를 향유하려 한다. 사물은 시공(時空)을 넘나들 때 그 가치가 한층 더 증가한다. 정보가 그러하고 물류가 그러하다. 그리고 사람 사이의 교류가 그러한 것 같다.

인적 교류는 본래 만남을 수반하는 것이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서로 대화하고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사람들은 이러한 네트워크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마련했다. 모임(group)도 만들고 모임의 규칙(rule)도 만들고 연락망(communication)도 만들었을 것이다. 인적 네트워크는 개개인이 실제로 가진 역량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지렛대로 여겨져 왔고 실제로 많은 일들이 그러한 바탕 위에 이루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네트워크는 그 자체로 중요한 자산이다.

3. 서비스(Service)

인터넷을 이용한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말하고자 한다. (오프라인 사교 모임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관리하고 지원하는 기업도 이미 오래 전에 생겼지만 이 글에서 관심의 대상은 아니다.)
사람이 서로 만나기 위해서는 비용이 소요된다. 예컨대, 교통비와 식대 그리고 기타 부대비용들이 이에 해당되고 또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만남이 중요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상당량의 시간이 소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각종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9명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십중팔구’라고나 할까? 어느 일방이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상대방이 그렇지 않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났다. 이제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이메일 계정이 몇 개인지도 모를 것이며, 인터넷을 쓰지 않는다고 하면 다른 나라 내지는 외계인 취급을 할 것이다. 누구든지 온라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것이다.

다시 한번 싸이월드 미니홈피 이야기를 하자. 사람들은 온라인 공간에 자기만의 공간이 생기고 ‘일촌’이라는 신개념 인간관계에 동참한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잊고 살았던 옛 친구도 미니홈피 검색을 통해 만나고 자기를 멋지게 포장해 온라인으로 공개할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이 함께 나섰고 정치인도 자신의 미니홈피를 만들어 유권자와 소통하려 했다. 그렇게 그렇게 수천만의 사람들이 미니홈피 아이디를 갖게 되었고 챙겨야 할 일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일일이 클릭해 찾아다니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다. 그리고 유행에 뒤처지지 않게 홈피 관리도 해야 하고 최신곡으로 배경음악도 바꾸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매달리기에는 현대인이 할일이 많다. 특히 각종 인터넷 서비스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사람들은 온라인상의 한 곳에 오래 주목하지 못한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이후 몇 년을 보내면서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기를 찾아주기를 기다리는데에 지쳤다.(기다리기 위해 특별히 해야 할 것도 없으면서) 그래서 이제는 자신의 메시지가 자동으로 지인들에게 인식되도록 하는 새로운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다시 한번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있다. 내 공간을 관리하기 위해 굳이 많은 시간을 쓸 필요도 없으며, 140자 이내의 짧은 글로 할 말만 하는 것이 미덕(?)이 되었다. 그야말로 초스피드 시대가 도래했다. 1대1 커뮤니케이션에서 1대多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하였고 인터넷 회선을 오가는 전송 건수가 크게 증가하였다.

이를 더 가속화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모바일 스마트폰이다. 머지않아 스마트폰 이용자 1,000만 명 시대가 될 것이며 2,000만까지 가는 것도 순식간일 것이다. 지금까지 보아온 인터넷이용자 증가의 속도보다 빠른 것 같다. 아마 10중 8~9가 스마트폰 쓰는 시대도 먼 일이 아닐 것이다. 인터넷 산업의 발전이 인적 교류에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게 한 데에 이어 모바일 스마트폰은 ‘상황’의 제약까지 극복시키고 있다. 이제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스크린터치 몇 번이면 내가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를 전할 수 있다. 상대는 한 명일 수도 있고 수십 만 명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는 본질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연예인은 팬을 관리해야 하고 정치인은 표를 관리해야 하는 뚜렷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다수 일반인은 인터넷 SNS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아마도 자신의 존재를 다수 안에서 확인하고 만족하는데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가 온라인 공간에서도 구체적으로 증명되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교류되는 정보는 인간과 사회를 발전시키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다.

SNS의 과다 사용이 가져오는 폐해를 강조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점이고 단점은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인간의 공동생활이 동물의 집단서식과 다른 점은 발전적인 상황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여 유익한 것을 보전하고 증폭하는 것이 또 인류의 역사였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소셜네트워크 추구는 수천 년간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에 효율성이 결부된 긍정적 산물이며 미래 사회를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유의미한 단서이다.
정보의 소비자에 머물렀던 대중은 어느새 정보 생산자 지위에 올라섰고 이제는 정보의 유통에서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는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며 효율성을 추구해야 하는 각 개인이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에 의존하는 정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다만, 서비스의 형태가 진화할 것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인간관계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서 인류는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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