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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마케팅

모바일 인터넷 전망

[아이폰 그리고 스마트폰]
아이폰 개통 건수가 3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이 아이폰 국내 출시 시기였으니 그 확산 속도가 가히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아이폰', '스마트폰'를 키워드로 삼는 기사가 연일 인터넷 뉴스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음은 이러한 현상이 단기 이슈가 아님을 시사한다.

스마트폰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는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식하기를 전자우편, 문서읽기, 멀티미디어 재생 등 PC와 유사한 종류의 기능을 더불어 제공하는 휴대폰을 스마트폰이라 일컫고 있으며, 바꾸어 이야기 하면 전화 기능이 있는 소형 컴퓨터라 해도 틀리지 않다.
스마트폰이 최근 탄생한 제품군에 속하지는 않는다. 이미 오래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각광받지 못한 현실이 있었다. 사실 스마트폰의 역사는 PDA의 출현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PDA는 '휴대용 PC'라는 기치를 내걸고 매니아층을 형성하기는 했으나 이용자의 꾸준한 확보에는 실패했다. 아무리 휴대용 PC를 표방하더라도 소형 기기가 가지는 성능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고 더욱이 작은 디스플레이 크기는 PC가 제공하는 가치를 그대로 담기에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초고속 인터넷의 저변화는 네트워크에 동기화 되지 않은 정보처리 장치를 매우 불편하게 느끼게 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 기술은 크게 진보했다. 전통적인 PDA은 WiFi를 장착할 뿐만 아니라 휴대폰 기능을 탑재하여(휴대폰이 PDA기능을 흡수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네트워크 동기화의 길을 열었고, 일반 PC의 성능 개선을 유저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사이(실제로는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다.) 'PDA+휴대폰'은 급속도로 전투력(?)을 증가시켜왔다. 이제 비로소 '스마트폰'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시점이 되었다.

그러나 성능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은 우리나라에서 크게 각광받지 못했다. 사용 편의성이 일반폰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망을 개방하지 않는 이동통신사의 폐쇄 정책에 따라 값비싼 데이터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이 이용자 확보의 발목을 잡았다. 이러한 가운데 아이폰의 국내 상륙은 제조사의 파워가 이통사의 그것을 압도하였음을 의미하고, 이는 이동통신사의 앞다툰 개방 정책을 끌어냈다. 아이폰의 도입이 특정 이통사 자구책의 일환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늦게나마 정상적인 모습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음은 이미 대다수가 인정하는 바다.

[차세대 비즈니스모델]
PC제조사인 애플사는 아이폰을 통해 모바일 단말기 제조사로 체질을 변화시켰고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츠 유통 사업자로서의 면모도 갖추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이통사는 바로 이 콘텐츠 유통에 주목하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지금까지 폐쇄정책으로 일관했던 WiFi 탑재를 허용하면서 토종 앱스토어 활성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왜일까?

성장하지 않고 제자리를 유지하느 기업은 존속할 수 없다. 이동통신 분야는 성장동력이 남아있을까? 우리나라 휴대폰 가입자수는 전체 인구수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이는 더이상 가입자 증가를 통한 이통사의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말과 같다. 또한 초단위 과금제의 도입이 수익성을 약화시킬 것이다. 그래서 찾아낸 시장이 모바일 인터넷이며 어차피 갖고 있는 망을 통해 음성 뿐만 아니라 데이터 전송을 겸한다는 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제공에 국한된 사업은 역시 한계가 있을 것이며(기존의 유선 인터넷에서의 승자가 포털이었듯이) 컨텐츠 유통을 지배하지 않고는 새로운 시장에서 희망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앱스토어 구축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3G 데이터 전송 부문 수익이 잠식됨에도 WiFi 개방을 통해 스마트폰 유저를 확보하려 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일단 올바른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10여년간 성장세를 이어온 포털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초고속 인터넷망의 저변화로 막대한 수익을 가져간 그들이지만 종전과 같은 사업모델로는 더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인구의 대부분(약80%)은 이미 인터넷 유저이니 시장 성장에 편승하는 자연성장은 기대할 수 없고 출산률 저하에 따른 저연령 인구 감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눈을 돌리는 방향이 모바일이다. PC에서 가능했던 서비스를 모바일 단말기에서도 가능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의 하루 시간 중 새로운 부분(옥외활동, 이동 시간 등)을 지배하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계산일 것이다. 역시, 일단 올바른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장애요소]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과 앱스토어 열풍이 과연 우리나라 모바일 인터넷 전체에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단말기의 수려한 디자인과 성능은 우리나라 제조사의 노력여하에 따라 근접내지 추월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앱스토어 부문은 기업 논리로 단순하게 접근할 일이 절대 아닌 것 같다. 애플의 앱스토어 모델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층이 두터워야 하며 그들의 열정적 참여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미 애플 앱스토어의 매력에 반한 이들의 관심을 어떻게 돌려놓을지가 관건이고 또, 우리나라 기업 앱스토어에 냉소적인 소비자의 마을을 가져오는 것도 쉽게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이러한 과제가 모두 해결되면 이동통신사는 스마트폰과 앱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수익의 창출에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모바일을 통한 풀브라우징이 불과 얼마전까지 뜨거운 이슈가 되었으나 지금은 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PC에서의 인터넷 서핑을 모바일에서 그대로 할 수 있다는 개념은 지극히 환영받을 만하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바일 단말기의 CPU는 여전히 PC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따라서 브라우저의 속도 또한 답답 그 자체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기술은 결국 발전할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그렇다면 모바일 풀브라우징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확보한 시점을 가정해보자(약 1~2년 후가 아닐까 한다). 그 때도 지금처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가 활발할까? 과거 유선 인터넷에서 포털이 각종 혁신 서비스를 내놓으며 컴퓨터 이용자를 지배하고 광고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듯이 단일 플랫폼(브라우저)을 통한 서비스 제공의 패턴은 모바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꾸어 말하면 스마트폰 이용자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고 돈을 지불하는 대신 모바일에서 포털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광고를 봐주면 된다. 즉, 앱스토어의 전성기는 여기까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웹에도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풀브라우징이 구현되어도 결국 모바일에 최적화된 페이지를 마련할 수 밖에 없을텐데, 기존의 유선인터넷에서 사용하던 광고수익 모델을 모바일웹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디스플레이광고(배너광고)를 싣기에는 모바일 화면 크기에 여력이 없고, 검색광고는 클릭후 도달할 광고주 홈페이지가 모바일 최적화를 따라주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모바일웹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합리적 광고수익 모델이 있어야 한다.

[주도권경쟁]
새롭게 펼쳐지는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놓고 이동통신과 포털 양 산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동통신사는 충성스런 유료가입자가 핵심 기반이라면 포털은 인터넷 이용자의 포털 서비스 편의성 경험을 무기로 삼을 수 있다. 여기에 단말기 제조사의 기술 진화 방향과 비즈니스 제휴 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지하여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채널을 먼저 확보하는 쪽이 단기적이건 중장기적이건 우위를 점한다는 사실이다. 기술 발전이 수요를 이끌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진화 모습이었다면 앞으로는 '스마트'해진 소비자가 먼저 필요한 서비스를 요구할 것이며 이에 부응하는 기업은 지속 성장하고 무시하는 기업은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다.

IT강국이라 불리우는 우리나라가 모바일 시대에도 그 위상을 유지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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